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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홍수의 삼라만상5] 10년 전 상하이 ‘라면냄비’ 추억

기사승인 2021.03.31  09: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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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양은냄비 부러 찌그려 뜨렸는데...아뿔싸! 딱 한 번 끓여 먹는 일회용 전락

   
 

10년도 넘은 기억이다. 처음 중국 상하이에 들어가 구베이에 위치한 카르푸를 들렸을 때 오래된 양은 냄비 하나를 구석에서 발견했다.

뚜껑 손잡이도 없고 500원 정도 가격이 카르푸에서 팔기에는 좀 심하다는 생각에 구경하다가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라 바구니에 집어넣었다.

그래... 요놈으로 라면 땡길(?) 때마다 한국 생각하며 라면을 끓여 먹어야지....

집으로 이것저것 사온 물건 중에 그날 선택한 양은냄비를 바로 사용을 하기로 하고 망치로 냄비를 두드려 찌그려뜨리기 시작했다.

왜냐? 음식은 제대로 그 그릇에 담아줘야 제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입으로만 먹는 그런 음식이 아니라 설렁탕을 냉면 그릇에 담아주면 제맛이 날 수 없다.

또는 순두부찌개를 유럽풍 도자기에 담아놓으면 시각적으로 맛이 있겠는가? 미각은 똑같아도 시각은 다르다

나는 평소 음식과 담는 그릇은 용도에 따라서 제대로 담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양은냄비를 망치로 두드려서 찌그러트리고 서울의 분식집 식당의 냄비와 유사하게 만들었다.

같이 일하는 조감독이(조감독의 성씨가 진짜 ‘조’씨이시다) “아니? 감독님 ...멀쩡한 냄비를 왜 그렇게 망가뜨려요?”라고 놀랐다...

그래서 여차여차해서 “이렇게 해야 더 맛있어..너도 먹어봐”고 답하고 말도 안 된다는 듯 쳐다보는 눈을 뒤로하고 라면을 끓여서 같이 먹었다. “더 맛있느냐”고 내가 자랑스럽게 질문을 던지자..성이 조씨인 조감독은 “모르겠다”고 얘기한다.

그리고 다음날 출근 전 목욕탕에서 걸레가 넣어져 있는 낯익은 냄비 하나를 발견했다.

이틀에 한 번씩 빨래며 청소를 돕는 중국 아주머니께서 버리는 냄비인 줄 알고 걸레통으로 사용을 한다며 청소 걸레를 담아 걸레통으로 변신을 시켜주신 것이다.

그렇게 냄비는 딱 한 번 끓여 먹는 일회용으로 변신하고 말았다.

글쓴이=주홍수 애니메이션 감독-만화가 sisi9000@naver.com 

주홍수 감독 프로필

   
 

1989~1993 (주)세영 애니메이션 총괄 제작 프로듀서
KBS 옛날 옛적에, 은비까비, 일본 합작 ‘나디아' 제작 프로듀서
1996~1998 미국 할리우드 게임 JOY CINE 총감독
경민대 만화예술과 출강.일요시사 정치삽화 ’탱자가라사대‘ 연재
1998~2001 (주)프레임엔터테인먼트 슈퍼패밀리 원작, 각본, 감독
2001~2004 KBS TV시리즈 날아라 슈퍼보드 스토리보드, 감독
2005~2010 KBS 및 CCTV 중국 전국방영 '도야지봉' 원작 및 총감독. 상하이미디어그룹(SMEG). 상하이 술영화제작소 총감독.
2010 하문 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 해외심사위원
 중국 SMG 방송 TV 시리즈, ’토끼방’ 기획, 데모제작, 총감독
2014  중국 칼리토와 공동투자 시즌1 ‘판다랑’ 원작, 각본, 총감독 중국 CCTV 한국 MBC
㈜ 선우엔터테인먼트 스페이즈 힙합 덕 총감독
웹툰협회 고문/음원협동조합 이사

정리=박명기 기자 pnet21@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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