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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별곡] 코로나19 사태 속 때아닌 ‘동물의 숲’ 광풍

기사승인 2020.04.27  15: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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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여봐요 동물의 숲, 아무것도 안 해도 되지만 아무거나 해도 되는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 사진=닌텐도 홈페이지]

전 세계가 전염병 사태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생활고에 힘겨워하는 이때에도 기대 이상의 수익을 내며 물량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체가 있다.

회사 입장에서만 본다면 수익 실적으로 이어지는 호황에 함박웃음을 지어야겠지만 속내를 드러내놓기 힘든 시절이다 보니 대놓고 실적발표나 수익 공개를 하기에는 조심스러울지 모르겠다. 바로 닌텐도라는 회사 이야기다.

닌텐도는 예전부터 가정용 콘솔게임기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군림해왔었다. 지난 세기부터 현재까지도 숱한 경쟁자들과의 싸움에서 당당히 살아남아 현재도 전 세계 게임기 시장을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천하삼분지계하고 있는 절대강자 중에 하나다.

그 중에서도 모바일 게임기 분야는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에 견줄 수 없을 정도의 지배력을 행사하며 시장 독식을 하며 굳건하게 장악하고 있다. 닌텐도는 스위치 게임기와 함께 최근 출시한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하 모동숲)’이라는 게임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며 호평을 받는 중이다.

하지만, 게임의 흥행과는 별개로 여러 가지 국내외적인 복잡한 사정으로 인해 게임 자체의 인기를 있는 그대로 즐기며 치켜세우기에는 곤란한 부분도 있다. 한국과 일본의 정서적인 차이로 인한 문제로 현재 한국은 일본 상품 불매운동 중이다.

■ 일본상품 불매운동 무색, ‘모여봐요 동물의 숲’ 발매일 구매 행렬

2020년 3월 20일 ‘모여봐요 동물의 숲’ 발매일에 예전까지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유례없이 긴 구매행렬이 뉴스 언론에 보도되기도 할 만큼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최근 일본 상품 불매운동이 시작된 지 오래 지나지 않은 상황이다 보니 이런 시국에 일본의 게임기와 일본의 게임을 한다는 것 자체에 대해 불편한 시선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일본 상품 불매운동은 일본 아베 정권의 일방적인 주요 산업품목에 대한 수출규제 및 대한민국 화이트리스트 제외에 대한 경제보복관 무역제재에 항의하고자 국민들의 자발적인 운동으로 시작되어 한국에 진출한 일본의 주요 업체들이 경제적 타격을 입기도 했다.

   
[일본 상품 불매운동을 뒤흔든 닌텐도의 ‘모여봐요 동물의 숲’. 사진=유튜브 검색]

특히 의류와 주류에 대한 구매 반발로 특정업체는 매출에 큰 타격을 입어 시장 철수를 한다는 소문도 돌았을 정도로 손실이 컸다. 일명 ‘노노재팬(No No Japan)’운동이라 불리며 SNS를 도배하고 스티커까지 등장했을 정도로 국민들의 참여도는 높았으나 몇몇 기업은 큰 타격을 입지 않기도 했다.

몇몇 업체는 생각보다 큰 타격을 입었다. 스포츠 의류업체인 데상트는 전년대비 매출 15% 감소, 영업이익은 78% 급감했다. ABC마트와 같은 경우도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12% 감소햇다. 유니클로 역시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14.9% 감소하는 등 대한민국 국민들의 노노재팬 일본 상품 불매 운동은 나름대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일본 상품 불매 운동이 한참 진행 중인 이 때에 갑자기 등장한 게임 하나로 인해 문제가 불거졌다. 문제의 주인공은 닌텐도의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라는 게임이다.

■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 속 ‘모동숲 입소문’ 사재기 열풍

자가격리나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 등으로 인해 집 안에 거주하는 시간이 증가하다 보니 가정 내에서 즐길 만한 콘텐츠로 게임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런 사람들이 소문에 소문을 타고 ‘모여봐요 동물들의 숲’ 게임을 찾기 시작했다.

유튜브에서도 유명 크리에이터 중에 ‘동물의 숲’ 게임을 다루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동물의 숲은 이 게임을 몰랐거나 해 본적 없는 사람들에게까지 큰 영향을 끼치며 사회적인 현상으로까지 발전했다.

   
[구할 수 없는 가격]유튜브(/watch?v=3VlhlfwhzlY)

‘동물들의 숲’ 게임은 사재기 열풍이 불기도 했고 원가에 사들여 웃돈을 얹어 파는 일명 ‘되팔렘’들이 설치기도 했다. 되팔렘은 본래 의미대로라면 되팔이(轉賣商, reseller)라 불려야 하지만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블리자드의 ‘디아블로 3’ 한정판 사재기 사건 때 ‘되팔이 + 디아블로 게임 캐릭터 네팔렘’이라는 단어를 합쳐 되팔렘이라는 명칭이 사용된 이후 널리 퍼져 유명해진 말이 되었다.

정가 35만 원짜리 게임기가 50만~80만 원을 웃돌기도 했고 100만 원에 판매 글이 올라오기도 했을 정도로 닌텐도 스위치 게임기 사재기 열풍이었다.

하지만, 비단 한국에서만의 문제는 아니고 일본에서도 닌텐도 스위치 사재기로 정가보다 두 배 이상의 가격까지 거래가 되곤 했다. 중고 제품이 신상품 정가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팔리는 기현상이 일어나기도 했을 만큼 닌텐도 스위치 게임기와 ‘모여봐요 동물의 숲’ 게임은 현재도 신상품을 제 가격에 구하기 힘들다.

   
[동물의 숲 - 낚시]유튜브(/watch?v=3VlhlfwhzlY)

이에 닌텐도는 코로나19 여파로 집에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그로 인해 품귀사태에까지 이르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부품, 위탁 조립 업체들에게 2분기(4~6월) 생산분을 전년도 대비 10% 이상 증가해서 주문한 상태다.

다만, 중국이나 동남아 등에 위치한 협력사 공장에서 부품 조달이 예상대로 되지 않아 확실한 제품 공급 여부는 아직 미지수이다.

2020년 3월에 출시한 ‘모여봐요 동물의 숲’은 발매 3주 만에 일본 내에서만 300만 개 판매를 돌파했고 여전히 판매는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게임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게임기인 닌텐도 스위치는 오히려 제품 공급을 소비수량에 맞추지 못할 정도로 시중에서 품귀현상까지 겪고 있는 중이다.

게다가 이런 현상은 한국이나 일본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 등으로 외출을 자제하며 집 안에 거주하는 시간이 늘어나자 미국이나 유럽 각국에서도 집 안에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실제로도 닐슨(설문 조사기관)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45%, 프랑스에서 38%, 영국 29% 증가 등 게임을 이용하는 시간이 증가했다.

■ 130년 전통 닌텐도, 화투-트럼프에 이어 게임기로 ‘불멸의 신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게임을 만든 회사는 어떤 회사일까? 단순히 시대가 시대이다 보니 어쩌다 전염병 사태가 발생하여 소 뒷걸음치다 쥐 잡듯이 운 좋게 기회를 잡아 인기를 얻은 것일까? 국가적인 불매운동을 벌이는 반일감정이 고조된 시기에도 아랑곳 않고 한국에서도 잘 팔리는 게임을 만든 일본의 회사는 어디일까?

한 번쯤은 곰곰이 생각해 볼 부분이기도 하다. 화제의 주인공인 닌텐도라는 1889년 9월 23일 ‘닌텐도 곱파이(任天堂 骨牌, 임천당 골패)’라는 이름으로 ‘야마우치 후사지로’에 의해 설립된 초기 닌텐도는 트럼프와 종이화투 같은 카드를 만들던 가내수공업회사였다.

   
[130년 전의 닌텐도. https://www.esquireme.com/content/39336-nintendo-turns-130-years-old-today]

1929년 ‘야마우치 세키료(山内積良)’가 2대 사장으로 취임한 후 회사 이름을 ‘주식회사 마루후쿠’로 변경하고 1949년 2대 사장 다음으로 지금의 닌텐도가 있게 한 전설적인 인물 ‘야마우치 히로시’가 3대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닌텐도를 화투나 만들던 회사에서 게임회사의 이미지로 만들어냈다.

화투와 트럼프 같은 카드를 만들던 회사에서 ‘닌텐도주식회사(任天堂株式会社 にんてんどうかぶしきがいしゃ, Nintendo Co., Ltd., 임천당주식회사)’라는 이름으로 변경하면서부터 닌텐도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었다.

무려 130년이 넘는 업력을 자랑하는 이 회사가 아직까지 살아남아 있는 것만해도 대단하지만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며 또한 많은 사람들의 손에 자신들의 게임기를 손에 쥐게 한다는 것은 정말 대단하다는 말로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이다.

도대체 이런 엄청난 저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답은 닌텐도의 경영철학에 있다. 독선적이고 위압적인 것으로도 유명하여 사내에서도 ‘야쿠자’라는 별명으로 불린 닌텐도의 3대 사장 ‘야마우치 히로시’가 닌텐도의 수장을 맡게 되면서부터 닌텐도는 야마우치 히로시의 경영철학을 따라가게 되었다.

그것은 ‘아이들이 가지고 놀기 좋게 튼튼하고 간단하게 게임기를 만들 것’, ‘게임 관련 분야 밖으로는 절대로 진출하지 않을 것’, ‘게임기의 하드웨어가 절대로 적자를 보는 구조가 아닐 것’ 이다.

그야말로 본업에 충실하다 못해 지나치게 본업에만 치중할 정도로 닌텐도는 게임의 본질에만 집착했고 야마우치 히로시가 수장을 맡은 뒤로부터 무려 70여년에 이르는 세월 동안 한눈 팔지 않고 오늘에까지 이른 것이다.

   
[닌텐도 DS]

■ 게임 분야 확장 70년, 가정용 콘솔기로 호령...스마트폰 시대 도래 ‘주춤’

창업한 지 130년이 넘은 회사, 본격적으로 게임이라는 것을 통해 회사를 확장하기 시작한 지 70여년이 된 회사가 이제서야 각광받고 빛을 받는 것은 아니다.

닌텐도는 이미 8비트 게임기 ‘패밀리 컴퓨터(FC, 패미컴)’때부터 가정용 콘솔 게임기 시장을 독식하다시피 했고 뒤이은 16비트 게임기 ‘슈퍼 패미컴’까지도 시장을 세가의 메가 드라이브 게임기와 함께 독식했다.

32비트 이후 가정용 콘솔 게임기 시장에서 다소 주춤하는 모양새를 보이긴 했지만 다시 한 번 게임이라는 본질에 충실하여 가정용 콘솔 게임기가 아닌 모바일 게임기로 세상을 주름잡았다. 이전에도 닌텐도의 1등 공신이라 불리는 ‘요코이 군페이’에 의해 1979년 ‘게임&워치(Game&Watch)’와 같은 휴대용 게임기를 출시한 적도 있지만 그것이 주력은 아니었다.

당시 주력사업은 1983년 출시한 ‘패미컴’과 ‘슈퍼 마리오’ 게임이었다. 뒤이어 ‘게임보이’라는 걸작 휴대용 게임기를 만들기도 했지만 역시 주력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웠다.

1989년 출시한 ‘슈퍼 패미컴’이 주력의 자리를 차지했다. 뒤이어 출시한 ‘닌텐도 64’ 게임기와 ‘게임큐브’가 기대 이하의 실적으로 소니(SONY)의 ‘플레이스페이션’에 패망하며 시장에서 철수하자 콘솔 게임기 시장에서 닌텐도의 힘은 다한 듯했지만 2004년 ‘닌텐도 DS(NDS)’를 통해 보란 듯이 재기에 성공한다.

NDS에 뒤를 이어 ‘NDSL(Nintendo DS Lite)’와 ‘Wii’까지 연이은 흥행으로 다시 한 번 게임기 시장에서 닌텐도의 저력을 알렸다. 그 이후 여세를 몰아 2011년 ‘닌텐도 3DS’를 출시했지만 스마트폰의 눈부신 기술적 성장으로 세상이 다시 바뀌었다.

스마트폰은 이미 휴대용 게임기의 하드웨어 성능을 거의 따라잡았고 다시 얼마 안 있어 하드웨어적인 성능은 이미 휴대용 게임기 그 이상을 능가했다. 대작 RPG들이 출시되고 MMORPG들 역시 스마트폰용으로 출시 되면서 닌텐도의 휴대용 게임기들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닌텐도는 휴대용 게임기 시장에서도 스마트폰에 그 자리를 추격당해 이제는 추억으로만 존재하는 듯 했지만 2016년 10월 20일 신규 프로젝트 ‘NX’를 공개하면서 ‘닌텐도 스위치’ 게임기에 대한 발표를 했다.

■ 닌텐도 스위치 ‘젤다의 전설’에 이어 ‘동물의 숲’으로 화려한 부활

이제 와서 휴대용 게임기를 다시 만든다는 것에 대해 슈퍼 패미컴 이후 닌텐도 64와 게임큐브와 같이 시장의 외면을 받고 몰락하는 과정을 답습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세간의 우려도 있었지만 스마트폰보다 크기도 크고 무겁고 불편한 닌텐도 스위치라는 게임기는 ‘젤다의 전설’ 게임과 함께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젤다의 전설. 사진=eneba닷컴]

스위치를 사려는 것이 아니라 ‘젤다의 전설’ 게임을 하기 위해 게임기인 스위치를 사는 형국이었지만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The Legend of Zelda: Breath of the Wild)’ 게임은 게임 마니아라면 누구나 탐낼만한 최고의 게임이었고 당연하게도 2017년 최고의 게임상에 선정되었다.

하지만, ‘젤다의 전설’은 냉정하게 말해 기존에 ‘젤다의 전설’이라는 게임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거나 게임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만 찾는 콘텐츠였다. 이제 막 게임을 시작했거나 게임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까지 열광할 정도는 아니었다는 말이다.

‘젤다의 전설’은 닌텐도의 스위치 게임기를 의미 있는 판매량 수치의 플랫폼으로 올려놓는데 일등공신의 역할을 하기는 했어도 폭발적인 증가세를 이어가지는 못했다.

현재 닌텐도 스위치의 품절 현상까지 빚으며 폭발적인 성장을 이끄는 게임은 젤다의 뒤를 이어받은 ‘동물의 숲’이라는 게임이다.

   
[멍 때리기]유튜브(/watch?v=3VlhlfwhzlY)

최근 코로나 사태로 집안에 기거하는 시간이 비약적으로 증가하면서 가정 내에서 즐길 거리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다. 그에 대한 대안 중 하나로 닌텐도의 스위치 게임기과 ‘동물의 숲’ 게임이 거론되는 경우도 부쩍 많아졌고 실제로 현재 닌텐도 스위치 게임기와 ‘동물의 숲’ 게임은 정가에 구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 ‘동물의 숲’ 출시 당시 “엔딩도 없는 게임이 팔린다고? 의문...보란 듯이 800만 장 판매

‘동물의 숲’ 게임은 2001년 4월 닌텐도 64용으로 처음 출시되었는데 처음 출시되었을 때만 해도 지금의 인기를 상상하기는 어려웠다. 단순히 동물들이 나와서 딱히 하는 일도 없이 빈둥거리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게임’이라 생각하지 않은 사람들도 많았다.

닌텐도 자체에서도 이렇게 아무것도 안 해도 되고 엔딩도 없는 게임이 팔린다고? 하는 의문을 갖는 경영진들에 의해 출시 자체가 거절당한 적도 있었다.

다행히 이 게임의 콘셉 기획을 눈 여겨 본 ‘이와타 사토루(岩田聡)’의 결정으로 게임 출시는 통과됐지만 큰 판매량을 기대하지 않아 패키지 출하를 소량만 출시했다. 실제로도 판매량은 20만 장 정도였고 지금의 인기에 비한다면 놀라운 정도로 낮은 수치이다.

하지만, 아기자기한 컨셉과 폭력적이지 않고 누군가 끊임없이 목표를 향해 돌진하라고 재촉하지 않는 여유로움이 젊은 여성층에게 입 소문을 타고 퍼져나갔다. 이를 주시한 닌텐도는 재빠르게 부족한 부분들을 보완하여 닌텐도의 게임큐브로 ‘동물의 숲+’를 출시했다.

동물의 숲+는 일본에서 2001년 12월 14일 출시를 하고 뒤이어 게임의 본고장 미국에 ‘애니멀 크로싱(Animal Crossing)’이라는 타이틀로 2002년 9월에 출시를 했다. 동물의 숲 시리즈 최초 북미 진출이었는데 미국에서만 190만 장이 팔리고 전세계에서는 315만 장이 팔리는 등 괜찮은 수익이 나오자 동물의 숲 개발 자제를 그만두려던 닌텐도에게 다시 한 번 시리즈로 계획할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멍 때리기]유튜브(/watch?v=eESNYEXgZ2k)

2002년은 ‘동물들의 숲’ 게임 기획안에 대해 반대 의견만 있던 때에 유일하게 이 게임은 성공할 수 있다고 믿어주고 밀어준 이와타 사토루가 닌텐도의 사장으로 취임한 해이기도 하다.

평소 지론이었던 ‘만약 그 게임이 정말로 흥미롭다면, 오직 그 하나의 게임만을 위해 사람들은 하드웨어를 구매할 것이다.’라는 그의 말처럼 사람들은 게임을 하기 위해 게임기를 구매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5년 닌텐도 DS용으로 발매된 ‘놀러오세요 동물의 숲’은 동물의 숲 시리즈를 확고한 부동의 인기 1위 게임이라는 지위에 올려 놓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8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이후 Wii용으로 ‘타운으로 놀러가요 동물의 숲’이 출시되고 2013년 닌텐도 3DS용으로 ‘튀어나와요 동물의 숲’이 발매되면서 동물의 숲은 닌텐도에서 ‘마리오 시리즈’와 ‘젤다 시리즈’와 함께 닌텐도를 대표하는 브랜드 게임으로 자리잡았다.

아쉬운 점은 모바일 버전으로 출시된 것이 없고 단 하나 출시된 것은 iOS, 안드로이드용으로 ‘동물의 숲 포켓캠프’가 출시되었지만 한국 앱 스토어에서는 구매할 수 없다. 해외 계정을 통해서만 다운로드 할 수 있어서 아이폰을 사용하는 유저들 중에는 호주(오스트레일리아) 계정을 새로 만들어 게임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

■ 코로나19 속 ‘모여봐요 동물의 숲’ 출시...스트레스 없이 멍때리는 게임 인기 폭발

그러던 차에 2020년 3월 대망의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 출시되었고 원래도 잘 나가는 게임이었지만 세계적인 질병 이슈에 관련되어 판매량 촉진에 영향을 받은 게임으로 유명해졌다.

“가장 대중적이지만 가장 대중적이지 않은 게임.”

동물들의 숲 게임을 한마디로 표현 한 말 중에 가장 와닿는 말이기도 하다. 동물들의 숲은 현재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며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게임으로 자리잡았지만 사실 가장 대중적이지 않은 게임의 대표이기도 하다.

기존에 알고 있는 ‘게임’이라는 콘텐츠에 필수적으로 포함되어 있는 여러 재미요소가 이 게임에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일단 과도한 폭력이나 선정성이 전혀 없으며 사행성을 조장하지도 않을뿐더러 지나친 경쟁도 없다. 게임의 엔딩조차도 딱히 정해진 것이 없어서 시간 날 때 틈틈이 게임에 들어가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된다.

물론 자신이 애정을 쏟은 시간만큼 게임 속 세상은 멋진 마을로 거듭나게 되고 관심이 소홀하면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지만 무슨 일을 하던 그것은 어디까지나 게임을 하는 사람의 자유의사에 따른 것이다. 무슨 일을 잘못해도 혹독하리만큼의 대가를 치르지도 않는다.

밤에는 멍 하니 하늘을 바라보면서 별을 바라보고 별똥별이 떨어지면 소원도 빌어보고 계절의 변화를 즐기며 봄에는 꽃을 피우고 여름에는 낚시를 즐기며 가을에는 과일을 채집하고 겨울에는 눈사람을 만들면서 놀기만 해도 충분히 재미있다.

굳이 누군가와 피 터지게 경쟁할 필요도 없고 순위를 보장받기 위해 지나친 현금 아이템을 소모해야 하는 것도 아니며 내가 살기 위해 남을 해치거나 조직적인 승부에서 이겨야 하는 것도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바로 이런 기존의 게임들이 갖는 재미요소 자체가 스트레스였다는 말이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콘텐츠로 선택한 게임이라는 것이 역으로 누군가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안겨주었고 동물의 숲 시리즈는 바로 이런 부분에서 게임을 하는 사람 자체가 즐거워야 한다는 기본에 입각하여 어떤 스트레스도 주지 않는다.

단지 스트레스를 느낀다면 그것은 본인 스스로가 자초한 과도한 채집, 수렵 생활이나 무를 팔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땅을 삽질해야 하는 경우뿐이다.

   
[마을 최고의 대부업자 너구리]유튜브(/watch?v=GuuRJDrHFnM&feature=emb_logo)

시간이 나면 한가로이 낚시를 해도 되고 과일이나 곤충들을 채집해도 된다. 유일하게 신경 쓰이는 존재라면 빛을 갚아야 하는 너구리가 있지만 주택 대출 상환의 압박을 느껴 게임을 접을 정도의 스트레스는 아니다. 오히려 주택 대출을 갚기 위해 매달리는 돈벌이가 너무나도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어 사람들에게 ‘무트코인’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며 무밭을 일구는 일에 시간 가는 줄도 모를 정도이다.

무를 심기 위해 땅만 파도 그렇게 재미있을 줄 아무도 몰랐고 무의 시세에 따라 돈벌이를 하는 재미에 많은 사람들이 오늘의 무 시세를 공유하며 즐거워했다. 게임 마을의 대부업자 너구리는 시도 때도 없이 찾아와서 빛 독촉을 하는 것도 아니지만 대출 상환이 되자마자 신규 대출을 알선해주는 나름 대부업의 달인이다.

너구리에게 대출상환을 해야 하기 때문에 우스갯소리로 ‘채무의 숲’이라던가 ‘대출상환의 숲’이라고도 하지만 게임 내에서 너구리에게 대출을 받는 것은 강압적이거나 필수요소라기보다는 선택의사에 따른 결정이기 때문에 본인의 욕심만큼 재미를 위해 기꺼이 받아들이는 채무압박이 이 게임의 묘미이기도 하다.

   
[신규 업데이트]유튜브(/watch?v=gQMsAdVneq0)

■ 동물의 숲 “아무것도 안 해도 되지만 아무거나 해도 되는 게임”

필자가 생각하는 동물의 숲 게임은 “아무것도 안 해도 되지만 아무거나 해도 되는 게임”이다. 게임 안에는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들이 준비되어 있으며 그것들은 오로지 게임을 하는 사람들의 자유로운 선택에 따라 즐기면 될 뿐이다.

오늘도 열심히 무를 심는 동숲의 여러분들이 열심히 무를 판 덕에 현재(2020년 4월 21일 환율 기준) 닌텐도의 매출은 한화로 약 11조 9557억이며 자산총계는 한화로 18조 5023억원이다.

게임이 재미만 있으면 그만이지 뭐가 중요한가? 하는 생각도 맞는 생각이고 최근과 같이 일본상품 불매 운동을 하는 시기에 ‘정치는 정치이고 게임은 게임이다’도 맞는 얘기이고, ‘아니다. 예외를 인정할 수 없다. 불편하다’는 것도 맞는 얘기이다. 다만, 각자에게 맞는 것을 단지 타인에게 강요하지만 않으면 다툼이 일어날 일은 없다. 현실 사회에서의 이런 불편하고 복잡한 것들이 동물의 숲 게임 속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오늘도 지친 하루를 마감하며 무를 심으로 가는 것이 아닐까?

다시 모여봐요 동물의 숲 업데이트가 있는 날이다. 오늘도 열심히 무를 심을 사람들을 위해 노동요 하나 정도는 준비해 두자.

글쓴이=김대홍 schnaufer@naver.com

정리=박명기 기자 pnet21@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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