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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별곡] ‘몬스터헌터’, 랜덤박스 뽑기가 없는 이유

기사승인 2018.09.10  12: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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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랜덤박스와 유료 아이템 없는 손수 제작의 즐거움 ‘몬스터헌터’

   
[츠지모토 료조(辻本良三)]
(이미지 – http://u-note.me/note/47506876)

게임별곡 시즌2 [캡콤 9편] 

‘몬스터헌터’ 시리즈는 지난 편에서 얘기한 것처럼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 입장에서는 엄청나게 불친절한 게임이다. 차라리 현금결제를 해서라도 좋은 장비를 빠르게 얻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던 것은 비단 필자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놈의 ‘몬스터헌터’라는 게임에서는 아무리 돈이 많아도 좋은 장비를 얻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것은 ‘몬스터헌터’의 정신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캡콤의 CS 제3개발부 총괄이자 ‘몬스터헌터’ 온라인 개발부 총괄인 츠지모토 료조의 인터뷰에 의하면 그 내용을 더 확실히 확인할 수 있다. 츠지모토 료조는 2007년 ‘몬스터헌터 포터블 2nd’ 이후 지금까지 ‘몬스터헌터’의 PD를 담당했다.

그는 “도저히 공략할 수 없는 장벽 같은 몬스터를 만났을 때 여타의 게임처럼 유료화(현금결제)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캠프로 돌아가 지금까지 자신이 써왔던 무기 대신 다른 무기를 통해 공략을 세워야 하는 것이 진짜 수렵이라는 취지에 맞는 것이 아닌가?”라는 말을 한적이 있다. 돈을 써서 당장에 문제를 해결하는 짧은 만족의 순간을 누리기보다, 오랜 시간을 들여 연구하고 고민해서 장비를 맞춰 자신만의 공략법을 찾아내는 즐거움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말이다.

   
[Monster Hunter World]

‘몬스터헌터’에 준비되어 있는 무기는 상당히 종류가 많은데, 최근 ‘몬스터헌터: 월드’에는 무기만 해도 14종류가 준비되어 있다. 그 무기 중에 하나 하나가 다시 여러 갈래로 나뉘면서 모든 헌터들은 게임을 시작할 때 어떤 무기로 시작할지 상당히 고심하게 된다. 물론 게임 중간에 다른 무기로 바꿀 수 있지만 한 번 손에 익은 무기를 바꾸기에는 꽤 큰 결단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들인 시간과 노력을 다시 새로운 무기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Long Sword]
(이미지 – https://monsterhunterworld.wiki.fextralife.com/)

필자가 즐겨 쓰고 제일 오래 쓴 무기는 ‘태도(Long Sword)’계열 무기이다. 보통의 게임처럼 하나의 아이템이 수치만 증가하면서 강화되는 무기가 아니다 보니 중간 중간에 분기점이 될 때마다 정말 심각한 고민을 하게 만든다. ‘태도’라는 무기 하나만 해도 ‘철도(Iron)’로 시작해서 철도 II, III 단계로 진화하다가 그 뒤로 수 십 개가 넘는 갈래로 나뉘면서 불 속성이나 물, 번개, 얼음, 용, 마비, 수면, 독, 폭파 등 태도 계열 무기만 설명해도 책 한 권을 써야 할 지경이다.

이런 무기들이 ‘몬스터헌터’에는 여러 개가 준비되어 있다. 대검, 태도, 한손검, 쌍검, 해머, 수렵피리, 랜스, 건랜스, 슬래시액스, 차지액스, 조충곤, 라이트 보우건, 헤비 보우건, 활 등 최신 월드 버전 기준으로 14종류가 준비 되어 있는데, 앞서 말한 것처럼 한 종류의 무기마다 다시 수십 개의 갈래로 나뉘기 때문에 전체 무기는 몇 백 종류나 된다. 

   
[Monster Hunter Weapon]
(이미지 – https://www.reddit.com/r/)

물론 초기 낮은 등급의 무기들은 게임이 진행되면서 점차 업그레이드된 무기로 교체되어 쓸 일이 없지만 한 번에 높은 등급의 무기를 가질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보통은 처음부터 무기를 만들어서 쓰면서 점차 강화된 무기로 업그레이드시켜야 한다.

   
[Monster Hunter long Sword]
(이미지 – https://aminoapps.com/c/monster-hunter/)

예를 들면 철도I을 쓰면서 철도Ⅱ로 업그레이드하려면 철광석 2개가 필요한데 철광석은 맵 군데군데 돌아다니면서 채광을 하면 얻을 수 있다. 철도I에서 철도Ⅱ는 비교적 쉽게 만들 수 있지만, 철도Ⅱ에서 철도Ⅲ로 업그레이드 하려면 난이도가 조금 증가한다. 대지의 결정 2개와 마카라이트광석 2개, 그리고 철광석은 3개가 아니라 5개가 필요하다. 광석들을 다 모으는데 시간이 필요한데 한 번에 돈을 주고 결제해서 얻을 수는 없다. 

게임을 하면서 점점 더 강한 몬스터를 사냥하기 위해서는 보다 더 강한 무기가 필요해지고, 강한 몬스터를 상대할 수 있는 무기를 만들기는 점점 더 어려워진다. 천상천하무쌍도 같은 경우 격룡왕코인 5개, 수룡코인 4개, 비룡코인 4개, 용옥 2개가 필요하다. 초기 아이템들은 단순히 채광, 채집 등으로 만들 수 있는 반면에 등급이 올라가면 특정 몬스터를 잡아서 얻는 아이템이 필요하게 되어 같은 몬스터를 여러 번 잡고 또 잡고 해야 한다.

또한 ‘예리도’라는 개념이 있다. 무기를 무작정 쓰기만 하면 날이 무뎌져 공격력이 떨어지는데, 숫돌을 통해 날을 갈아주어 ‘예리도’를 유지해야 한다. 날이 무뎌진 칼로는 하루 종일 때려도 소용없기 때문에 무작정 때리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치고 빠져야 할 때도 있는데 그런 긴장감이 사냥의 재미를 배가시켜 준다. 

‘몬스터헌터’의 무기는 대체로 근접전에 해당하는 무기와 원거리에 해당하는 무기로 나눠진다. 근접에 가까울수록 몬스터에게 입힐 수 있는 데미지가 큰 대신 조작에 크게 좌우된다. 반면 원거리 무기들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위치에서 무기를 사용하는 대신 데미지는 약한 편이다.

   
[직접 만드는 즐거움]
(이미지 – https://www.rpgsite.net/)

‘몬스터헌터’의 재미라고 한다면 바로 이렇게 다양한 무기를 제한 없이 마음대로 쓸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필요한 건 돈이 아니라 시간과 노력이다. 그리고 이런 부분이 ‘몬스터헌터’가 다른 게임에 비해 차별점을 지니는 요소다.

보통의 RPG들이 게임을 시작할 때 한 번 직업을 선택하면 중간에 직업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다시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야 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몬스터헌터’는 캐릭터를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무기를 새로 만든다. 쓰는 무기에 따라 직업이 변경되기 때문이다. 활을 들면 궁수가 되고 검을 들면 검사가 되는데, 어디에도 주인공 직업을 검사나 궁수 등으로 규정짓거나 제한하는 내용이 없다.

이렇게 모든 무기를 전부 써 볼 수는 있어도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수 없이 많은 사냥과 채집, 채광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마도 모든 무기를 최종 단계까지 다 만들어 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필자 역시 태도나 대검 위주의 무기를 주로 썼지만 다른 무기들은 초기에 주어지는 무기들만 써보고 최종 업그레이드는 꿈도 못 꿔봤다. ‘몬스터헌터’ 카페나 블로그 등 동호회를 가보면 자신들이 쓰는 무기에 대한 애착과 애정을 느낄 수 있는 글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보통 한 두 가지 정도의 무기를 주력으로 쓰는 사람들이 많고, 모든 무기를 골고루 다 써 본 사람들도 꽤 있다. 대체로 대검, 태도, 활 정도의 무기를 많이 쓰는 것 같고 랜스 계열도 꽤 많은 사람들이 쓰지만, 필자가 제일 보기 어려웠던 헌터들은 피리 무기를 쓰는 사람들이었다.

   
[직접 만드는 즐거움]
(이미지 – https://www.youtube.com/watch?v=X2zM9qfD4b0)

무기 하나만 파고들어도 끝이 없는데, 무기만 생각하면 끝이 아니다. 이제 방어구를 만들 차례다. 방어구 역시 엄청나게 많은 종류가 준비되어 있고 이 모든 것은 게임 안에서 얻는 재료를 통해 직접 만들 수 있다.

사용에 제한이 없고 누구나 만들 수 있다고 하지만, 게임 초반에는 자금이 부족하고 재료도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이것 저것 내키는 대로 만들어 보는 재미에 빠지게 되면 결국 주력으로 쓸 수 있는 무기나 방어구를 만들기 아주 힘들어진다. 때문에 고심해서 결정해야 한다. ‘몬스터헌터’를 처음 해보는 사람들이 제일 고통 받는 경우가 무턱대고 이것저것 만들어 보다가 정작 필요한 것을 만들어야 할 때는 원하는 무기나 방어구를 만들기 매우 어려워지는 경우이다. 

이런 모든 불친절하고 불편한 개념은 사실 의도된 기획이다. 다른 게임에서처럼 겜블 형식의 뽑기(랜덤박스 까기)를 통해 아이템을 얻는 것은 ‘몬스터헌터’에서 구현하지 않을 것이다. ‘몬스터헌터’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핵심 콘셉트는 눈앞에 놓인 어려움을 극복하는 즐거운 설렘을 게이머들에게 제공한다는 점이다. 그것을 방해하고 망치는 가장 빠른 길이 속성과 기능을 뛰어넘는 유료 아이템의 판매다. 그 중에서도 악질적인 상업 수단이 랜덤박스(뽑기)를 만드는 것인데, ‘몬스터헌터’는 바로 돈을 벌 수 있음에도 그런 방법을 택하지 않았다. 

‘몬스터헌터’의 총괄 PD인 츠지모토 료조는 IT 전문매체 트러스티드 리뷰(Trusted Reviews)와의 인터뷰에서 랜덤박스와 유료화 아이템에 대해서 ‘몬스터헌터’만의 특징으로 그것들을 택하지 않을 것이고 앞으로도 그러한 시스템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츠지모토 료조(辻本良三)]
(이미지 – http://u-note.me/note/47506876)

이런 강단 있는 결정에 ‘몬스터헌터’ 골수 팬들은 지지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그와는 반대로 처음 이 게임을 접해보는 초보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 아이템 세팅이 진입 장벽으로 존재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또한 아무리 개발총괄 직책이라 하더라도 결국 회사의 입장을 헤아리지 않을 수 없는데, 막말로 경영진의 간섭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지 그의 입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다.

다행인 것은 츠지모토 료조라는 이름을 보고 눈치 빠른 분은 알았겠지만 츠지모토 료조는 캡콤의 창업주이자 전 회장인 츠지모토 켄지의 아들이다. 게다가 현재 캡콤의 사장은 츠지모토 료조의 친형인 츠지모토 하루히로이다. 입사 초기에는 직접 개발 할 수 있는 프로그래밍 실력도 없고 그래픽 디자인을 할 수 있는 디자이너도 아닌데다, 회장 아들이라는 낙하산 의혹으로 제 실력을 평가받기에는 후광이 너무나 눈부셔 나름대로 고생을 좀 했다. 하지만 ‘몬스터헌터 포터블 2nd’부터 개발에 참여해 그 이후 ‘몬스터헌터’ 시리즈의 메인 PD로 최근 ‘몬스터헌터 온라인’까지 ‘몬스터헌터’의 수장이 되어 현재는 캡콤을 이끄는 중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자 사냥하러 갈 시간이다!]
(이미지 – https://www.polygon.com/monster-hunter-world-guide-walkthrough)

글쓴이=김대홍 schnaufer@naver.com 

정리=서동민 기자 dmseo80@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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