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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관희 원더스쿼드 대표, 한국의 슈퍼셀 꿈꾸는 이유

기사승인 2018.09.06  10: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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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세대 게임개발자 원더스쿼드 서관희 대표 인터뷰

   
 

서관희라는 게임 개발자의 이름 뒤에는 늘 한국 게임 개발 1세대라는 말이 따라붙는다. 온라인게임이 유행하기 훨씬 전인 1990년대 초반부터 손노리 핵심 멤버로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화이트데이’ 등 패키지 게임을 만들었고, 온라인게임 시절에는 ‘팡야’로 큰 성공을 거뒀다. 20년 넘게 게임을 개발해온 그는 현재 작은 개발사 원더스쿼드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원더스쿼드는 2016년 11월 14일에 설립됐다. 그해 엔트리브소프트를 퇴사한 서관희 대표는 새로운 게임 아이템을 찾아 멤버들을 모아 법인을 만들었다. 손노리 시절부터 알던 개발자들이 뜻을 함께 했다. ‘원더’와 ‘스쿼드’라는 단어를 합쳐서 만든 회사답게, 작지만 능력 있는 팀을 추구한다. 수십~수백 명의 직원들과 함께 수 많은 프로젝트를 정신없이 돌리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지금 한 사람의 게임 개발자로 돌아왔다.

서관희 대표는 “패키지 시절에는 보통 1~2년 개발하면 출시를 했었다”며 “그런데 온라인 시대가 되니 보통 6~7년 이상 개발하는 경우가 생기고, 개발자들은 수 년간 거기에만 몰입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앨리샤’를 만드느라 8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했다. 서 대표 뿐만 아니라 현재 대부분의 게임 개발자들이 그렇게 많은 시간을 하나의 프로젝트에 올인하는 구조다. 그리고 중간에 프로젝트가 접히거나, 방향을 바꾸거나, 개발자들이 새로운 프로젝트를 찾아 떠나는 일이 계속된다. 서 대표는 “그런 게임사들이 게임 업계에서 한 축을 담당해야 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그런데 다른 축이 없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규모가 커지면서 새로운 시도를 하기 힘들어진 점도 지적했다. 그는 “지금은 콘텐츠를 많이 만들어야 하고, 돈을 뽑아야 하니까 가차를 넣어야 하고, 거기에서 또 수익이 나오면 또 콘텐츠와 가차를 넣는 일이 반복된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어 “큰 회사에 들어가거나, 다른 회사에 들어가더라도 똑같은 일을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투자를 받더라도 크게 받은 만큼 결과물을 크게 내야 하니 그걸 계속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가 찾은 답은 지금의 원더스쿼드와 같은 조직이었다. 원더스쿼드를 설립할 때 그는 “작게, 새로운 시도를 반복할 수 있는 개발사”를 목표로 했다. 그래서 경력 있는 개발자들과 함께 작은 회사를 시작했고, 새로운 시도들을 해나가기 시작했다. 올해 8월, 원더스쿼드의 직원 수는 7명이 됐다.

원더스쿼드가 추구하는 방식으로 성공한 게임사가 있다. 바로 핀란드의 슈퍼셀이다. 한국의 대형 게임사보다 훨씬 적은 인원들이 프로젝트별로 옹기종기 모여 게임을 만들고, 어느 정도 결과물이 나오면 계속 할지 말지 결정한다. 실패한다 하더라도 아무런 불이익이 없고, 다시 새로운 도전을 하면 된다.

서관희 대표는 “슈퍼셀에 대해 팬의 마음으로 이것저것 많은 공부를 했다”며 웃음을 보였다. 이어 “국내에서는 펍지의 ‘배틀그라운드’ 같은 사례가 있는데, 새로운 것에 도전을 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회사에서 직접 게임을 기획한다. 그가 원더스쿼드를 만든 뒤 집중한 것은 ‘어깨에 힘 빼기’였다. 콘텐츠를 늘리고, 돈을 벌어야 하니 BM을 신경 쓰고, 그러면서 의미 없는 반복을 하게 되는 양산형 게임을 만들고 싶지 않아서다.

서 대표는 “어깨에 힘을 빼야만 부담감을 털어내고 성공할 수 있다”며 “한번 성공했던 친구들은 그러기가 쉽지가 않다. 그래서 성공한 개발자일수록 차기작 개발 기간이 길어진다”고 말했다. 개발 기간이 길어지는 사이 트랜드는 바뀌고, 다른 게임에 있는 요소들을 이것저것 집어넣고, 콘셉트를 뒤집고, 그러다 프로젝트가 접히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는 “성공하려고 바꾸는건데, 바꾸다보면 사람이 지치게 된다”며 “어깨에 힘을 빼고 마음에 부담이 없는 상태에서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게임사가 부담 없이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자본이 필요하다. ‘팡야의 아버지’라 불리기에 지금도 “골프 게임을 만들면 투자해주겠다”는 투자자들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서 대표는 “한번 성공했던 것을 제가 또 만드는 것은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다양성을 추구하는 편이라서 특정 장르에 얽매이고 싶지는 않다”고 전했다.

원더스쿼드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 ‘워봇아이오(warbot.io)’라는 메카닉 서바이벌 게임을 내놨다. 해외에서 인지도를 쌓자는 의도였으며, 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개발에 10개월이 걸렸다는 그는 “너무 오래 만들었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도 “결과적으로 실패했지만, 글로벌 시장에 서비스 하면서 상당히 많은 것을 배웠다”며 “이후에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더 수월하게 개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더스쿼드는 이번달 부산에서 열리는 인디게임페스티벌 BIC 2018에 ‘타임 서바이버’라는 게임으로 참가한다. 멀티 엔딩이 있는 생존 어드벤처 게임이다. 2월에 개발을 시작해 5월에 출품했으니 딱 3개월이 걸렸다. 서 대표는 “원래 BIC는 매년 방문 했었는데, 현장에서 개발자와 유저가 만나 소통하는게 좋아보였다”며 “이번에는 부산에서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고 싶다. 스토리가 있는 게임이라 반응이 궁금하다”고 전했다.

   
 

그는 넥슨 데브캣 스튜디오의 김동건 프로듀서와 신작 웹게임도 개발 중이다. ‘사파리 배틀로얄’이라는 동물 배틀로얄 게임이다. 김동건 프로듀서가 기획하고 서 대표가 개발을 맡는 형태로 진행 중이다. 서관희 대표는 “현재 알파버전 단계인데, 새로운 스타일을 해보고 싶어 함께하게 됐다”며 “김동건 프로듀서의 아이디어를 들어보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았다. 손노리 때부터 ‘재미있을 것 같은데’라고 시작한 게임들이 실제로도 재미있게 나왔다”며 미소를 지었다.

서관희 대표가 지금까지 게임 개발을 계속 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는 “개발자에게 가장 보람차고 흥분되는 순간은, 내가 만든 게임을 하는 사람을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94년 ‘어스토니시아 스토리’가 처음 나왔을 때, 지하철을 타고 가던 중학생들이 게임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나는 그걸 옆에서 듣고만 있었다”며 웃음을 보였다.

아케이드 게임 회사에서 오락실용 게임을 만들어 일본에 수출했던 적도 있다. 일본에 여행 갔다 우연히 오락실에서 일본인들이 열심히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을 지켜봤다. ‘팡야’는 태국에서 국민게임으로 PC방 마다 큰 인기를 얻었다. 서 대표는 “누군가가 내가 만든 게임을 재미있게 하는 것을 바라보는 것, 그게 원동력이고 게임 만드는 사람의 보람”이라고 말했다.

백민재 기자 beck@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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